재능과 노력 그 풀리지 않는 난제

» Writing

재능인가 노력인가..

재능과 노력이라.. 이 문제에 대해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오랫동안이란 몇시간,며칠간의 고민이 아니라 수년 간의 깊은 고뇌를 말한다. 그리고 나름의 답을 얻었다. 역시 그 답을 글로 정리해놓았다.

그리고 그 글을 전부 지웠다. 그 이유는 그 주제에 대한 내 나름의 답이 다시 헷갈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떨때는 도무지 알 수가 없을 거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예전에 공들여 써놓은 글이 아까워서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재능과 노력에 관한 문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쉽게 결정내릴 수 없는 복잡한 문제이다. 정말 많은 요인을 고려해야 하고 결과 뒤에 우리는 보지 못하는 숨어있는 과정들이 너무나 많으며 분야마다도 너무나 다르다. 그럼에도 어느정도 나의 결론을 내리자면, 탁월함은 재능도 아니고 노력도 아니고 “효율적인 노력”에서 나온다.

하지만 “효율적인 노력”을 한다고 해서 꼭 모든사람보다 탁월해 지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나를 힘들게 했다.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 효율적인 노력으로도 극복하기 힘든 한계를 느끼곤 했다.

그만할께여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떠오른다. 그 사람은 말이다 노력의 상징과도 같은 사람이다. 노력하나만으로 무엇이든 이루고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믿었고 그렇게 많은 것을 이뤄냈다. 본인 스스로 나는 노력하는거라면 누구에게든지 지지 않을거라고 자신있게 말할정도로 스스로에게 부끄럼없이 노력했던 사람이다. 노력과 투지, 정신력 만큼은 세계최고였다. 죽을만큼 노력해보았냐고 물었을때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을까. 이 사람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의 경기후 인터뷰에서 그 사람의 인터뷰는 내 가슴을 찢어지게 했다. 정찬성은 볼카노프스키와의 ufc 페더급 챔피언전, 맥스할로웨이와의 경기 후 패배했다. 패배후 인터뷰를 하는데 이렇게 말하더라.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난거 같았고 내가 챔피언이 될 수 없음을 느낀다.(볼카전)”
“나는 정말 챔피언이 되고 싶었고 그렇게 될거라 진심으로 믿고 훈련했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제 더 이상 챔피언이 될 수 없을거 같고 그만할 때가 되지않았나 생각한다(할로웨이전)”

UFC 맥스 할로웨이 vs 정찬성
(UFC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은퇴, 사진클릭하면 영상 연결됨)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정찬성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왔을때에는 우리는 귀 기울여야한다. 노력하나만으로 여기까지왔고 목숨을 걸고 노력했고 노력만으로 최고가 되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던 사람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왔을 때에는, 우리는 집중해서 들어봐야한다. 평생 그러한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던 사람의 입에서 본인 스스로 저 말을 꺼낸다는 것의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무거운 것이다. 스스로 지켜온 평생의 신념을 져버리고 본인 입으로 저말을 꺼내기까지 우리는 감히 상상도 못할 깊은 고통과 고뇌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만큼 최선을 다한 후에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말을 꺼낼때에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저 사람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은 단순히 쉽게 듣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나의 이야기

저 정도로 노력하진 않았지만 나도 그러한 경험이 있었기때문에 알 수 있었다. 나는 정말 힘들었다 그 것을 받아들이는게. 그 과정은 오랜시간이 걸렸고 정말로 고통스러웠다. 수 년이 걸렸고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결국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특별한 야망을 가졌으나 나의 능력은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말이다. 나의 야망과 목표는 여전히 살아있고 오히려 더 커졌으나 나는 내가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니 받아들여야할 수 밖에 없었다.
내 경험을 막 자세히 말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부단한 노력을 통해 오랜시간에 걸쳐 얻은 결과물을 순식간에 가벼운 노력만으로 가볍게 뛰어넘어버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나의 전공은 물리학이며 수학과 물리를 주로 공부하였고 이 곳에는 똑똑한 친구들이 참 많다) 그래서 받아들였다. 세상에 나보다 똑똑한 인간들이 내 머리카락 개수만큼 많다는것을.

천재와 싸워 이기는 법?

이현세 만화가의 [천재와 싸워 이기는 법] 이라는 책이 있다. 이 사람은 훌륭한 만화가라고 평가받지만 과거에 어쩌면 나와 비슷한 경험을 겪었던 사람이다. 이 사람이 말하길 천재를 만나면 그냥 보내주라 한다. 그냥 지나가게 내비두고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하라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하고있다. 근데 생각보다 사람들을 많이 지나가게 둬야 할 것 같다. 그냥 거의 싹다 보내줘야겠더라. 누구는 나보고 똑똑하다고 한다. 물론 이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 많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다행히 내 분야는 격투기처럼 승패가 정확히 갈리고 순위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더 뛰어나다는 기준이 다소 애매하기도 하기 때문에 항상 패배속에서 살지는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결론은

그래서 나의 결론은 무엇일까. 나는 결코 ‘다 경험해봤더니 노력으로도 안되더라’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효율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완벽한 정답은 모르겠다. 답을 내리고 싶지 않다. 재능이 없으면 안된다고 한계를 정하고 싶지는 더 더욱 않다. 말했듯이 이 것은 정말 어려운 문제이고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한다. 단순히 재능이 중요하더라 노력이 중요하더라 라고 말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정말 확실히 말해주고 싶다. 이에 관해 유명인들이 강연하는거나 사람들이 왈가왈부 하는 것 보면 솔직히 정말 답답하다. 이 문제는 절대 그렇게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닌데 말이다.

눈물 닦기

나는 야먕이 정말 큰 사람이다. 그래서 나의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더 좌절스러웠다.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형편없는 결과를 마주하고 앉아있어야 할 때는 기분이 정말로 좆같았다. 그런데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진짜 좆같은데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아직도 그냥 하는 중이다. 성공만 한 사람에게는 배울 것이 없다. 실패를 많이 겪은 사람에게 배울 점이 많다. 그래서 나는 실패를 많이 했던 사람들을 존경한다. 그럼에도 계속 눈물닦고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왼팔을 들어 내 몸에 새겨져있는 타투를 보았다.

Per ardua ad adstra.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해서 나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