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 현상에 대한 아름다운 이론, 근본으로 돌아가자
전자기 현상에 대한 아름다운 이론, 근본으로 돌아가자
전자기학에 대해 1년 동안 배웠지만 무언가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나무를 자세히 보다보니 숲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전자기 현상이야 말로 정말 간단한 원리로부터 모든 것을 끌어낼 수 있는 환원적이고 대칭적인 아름다운 이론이다. 헷갈리기 시작할 때, 문제에 어떤 식을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갈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마다 여기로 돌아오면 된다. 근본으로 돌아가자.
전자기학은 기본적으로 장론(field theory)이다. 패러데이가 처음으로 ‘장’의 개념을 도입했다. 모든 전자기 현상은 전하를 띈 입자와 전자기장의 상호작용을 통해 설명된다. 입자와 장은 각각 운동량, 각운동량,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이 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자기 현상이 일어 나기도한다. 이 것이 핵심이다. 이 말을 곱씹고 또 곱씹고 헷갈릴때 마다 돌아와야 한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하를 띈 입자는 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한다.”
“장은 전하를 띈 입자가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한다.”
놀랍게도 모든 것은 위의 두 줄로 설명된다. 제발 저를 믿어주세요. 진짜 저 두 줄만 알면 모든 것이 담겨있다. 전자기학이 너무 헷갈린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다 잊고 이 것만 기억해도 좋다. 이 두가지 사실로 부터 두가지의 전자기 현상에 대한 운동방정식을 이끌어 낸다.
전하를 띈 입자는 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한다.$\rightarrow$ 맥스웰 방정식
장은 전하를 띈 입자가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한다.$\rightarrow$ 로렌츠 힘 법칙
그래서 전자기학은 결국 맥스웰 방정식과 로렌츠 힘 법칙만 알면된다. 진짜 그럴까? 우리되게 뭐 많이 배웠는데? 진짜 그렇다! 나중에 확인해 볼 수 있다. 나도 정말 진짜 그런지 꼼꼼하게 다 체크해봤다. 우리가 전자기학에서 배운 것들, 연속방정식, 푸아송방정식, 포인팅 정리 등등 전부 여기서 부터 유도된다. 전자기학은 간단한 방정식으로 모든 전자기현상을 완벽하게 설명할수 있다. 심지어 그뿐 아니라 그 자체로 로렌츠 대칭성과 U(1) 게이지 대칭성까지 가지고있는 진짜 기가막히게 아름다운 이론이다. 맥스웰 방정식이 로렌츠 대칭성을 가진 덕분에 아인슈타인이 처음으로 이를 발견하고 시공간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이제 맥스웰 방정식과 로렌츠 힘 법칙에 대해 알아보자.
맥스웰 방정식
맥스웰 방정식은 다음과 같이 4개의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begin{aligned} \nabla \cdot \mathbf{B} & = 0 \\ \nabla \times \mathbf{E}+\frac{\partial \mathbf{B}}{\partial t} & = 0 \\ \\ \nabla \cdot \mathbf{E} & =\frac{\rho}{\varepsilon_0} \\ \nabla \times \mathbf{B}-\frac{1}{c^2} \frac{\partial \mathbf{E}}{\partial t} & =\mu_0 \mathbf{J}\end{aligned}\]식(1)과 식(2)는 전하 또는 전류분포 때문에 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려주는
방정식이라기보단 장 자체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말해주는 정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방정식이 아니라 항등식이라 부르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begin{aligned}
\nabla\cdot\mathbf{B}=0\,\rightarrow\,\mathbf{B}=\nabla\times A\\
\nabla\times\mathbf{E}+\frac{\partial}{\partial t}(\nabla\times A)=\nabla\times(\mathbf{E}+\frac{\partial A}{\partial t})=0\,\rightarrow\, \mathbf{E}=-\nabla V-\frac{\partial A}{\partial t}\end{aligned}\)
이 처럼 두 식으로 부터 우리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어떤 형태를 가져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식을 Homogeneous Maxwell equation이라고 부른다.
식(3)과 식(4)는 전하 또는 전류에 의해 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알려주는 ‘진짜’방정식이다. “전하를 띈 입자는 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한다”라는 말에 해당하는 법칙이다. 이 식을 Inhomogeneous Maxwell equation이라고 부른다.
로렌츠 방정식
로렌츠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F=q(E+v\times B)\end{aligned}\) 전기장과 자기장 속에서 움직이는 하전입자가 받는 힘을 나타낸다. “장은 전하를 띈 입자가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한다”라는 말에 해당하는 법칙이다.
이로써 우리는 우리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전자기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두가지 운동방정식을 얻었다. 이 두가지만 알면 왜 도선 옆에 나침반을 두면 바늘이 움직이는지, 전자기기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발전기를 돌리면 전기가 생기는지 오로라는 왜 생기는지 등등을 전부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텐서표기법
사원벡터(four-vector)를 도입하고 텐서표기법을 사용해서 맥스웰 방정식과 로렌츠 힘 법칙을 좀더 우아하게 다시 써볼 수 있다. 지금 여기서 새로운 내용은 없다. 말했듯이 위의 내용이 전부다. 이 것은 그저 식을 좀더 간결한 수학적 표현으로 쓰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전자기장 텐서$F_{\mu\nu}$를 도입한다.
\(\begin{aligned}
F_{\mu \nu}=\left[\begin{array}{cccc}0 & -E_x / c & -E_y / c & -E_z / c \\ E_x / c & 0 & B_z & -B_y \\ E_y / c & -B_z & 0 & B_x \\ E_z / c & B_y & -B_x & 0\end{array}\right]\end{aligned}\)
그럼 Homogeneous Maxwell equation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begin{aligned}
F_{\mu\nu}=\partial_{\mu}A_{\nu}-\partial_{\nu}A_{\mu}\end{aligned}\)
또는 \(\begin{aligned}
\partial_{\mu}F_{\nu\sigma}+\partial_{\nu}F_{\sigma\mu}+\partial_{\sigma}F_{\mu\nu}=0\end{aligned}\)
Inhomogeneous Maxwell equation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begin{aligned}
\partial_\mu F^{\mu\nu}=J^\nu\end{aligned}\)
로렌츠 힘 법칙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begin{aligned}
f_{\mu}=qF_{\mu\nu}U^\nu\end{aligned}\)
(한번 진짜 그런지 체크해보자!)
더 더욱 간단하게는 그냥 저 방정식들을 이끌어내는 작용을 써보면 된다.
맥스웰 방정식을 이끌어내는 작용은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S_{Maxwell}=\int\left(-\frac{1}{4}F_{\mu\nu}F^{\mu\nu}+J^\mu A_{\mu}\right)d^4x\end{aligned}\)
첫 항은 장 자체에 대한 라그랑지안 밀도, 두 번째 항은 입자와 상호작용하는 라그랑지안 밀도이다. 로렌츠 힘 법칙을 이끌어내는 작용은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S_{Lorentz}=\int\left(\sqrt{1-\frac{v^2}{c^2}}(mc^2+qA_\mu U^\mu)\right)dt\end{aligned}\)
첫 항은 자유입자에 대한 (상대론적)라그랑지안, 두 번째 항은 장과 상호작용하는 라그랑지안이다. 이들 역시 오일러 라그랑주 공식을 이용해 직접 체크해보자. 여기서,
$\int \sqrt{1-\frac{v^2}{c^2}}qA_\mu U^\mu dt=\int\sqrt{1-\frac{v^2}{c^2}}\rho\,A_\mu U^\mu\,dtdxdydz=\int A_\mu J^\mu\,d^4x$
이므로 상호작용하는 항이 사실은 같은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이 입자와 장의 상호작용 항이 전자기현상을 일으키는 본질이라 볼 수 있겠다. 이 항은 입자 관점에서는 로렌츠 힘 법칙을 유도하고 장의 관점에서는 맥스웰 방정식을 유도한다.
아름다운 물리학
전자기 현상을 관통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너무 중요해서 다시 써보면,
전하를 띈 입자는 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한다.$\rightarrow$ 맥스웰 방정식
장은 전하를 띈 입자가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한다.$\rightarrow$ 로렌츠 힘 법칙
이제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전자기 문제가 나타나도 쫄 필요가 없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보자. 맥스웰 방정식과 로렌츠 방정식을 유도하는 좀 더 아름다운 방식도 있다. 우리가 전자기 현상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고 실험적 정보가 하나도 없어도 전자기현상을 기술하는 맥스웰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다. 위의 라그랑지안을 보면 U(1) 게이지 변환과 로렌츠 변환에 대해서 불변함을 알 수있다. 그래서 이 두가지 사실로 부터 전자기학의 운동방정식을 역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그저 U(1) 게이지대칭성과 로렌츠 대칭성을 만족하도록 라그랑지안을 잘 만들면 이 라그랑지안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래봤더니 이 라그랑지안이 진짜 맥스웰 방정식을 이끌어 낸다. 전자기현상의 실험적 정보로부터 운동방정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칭성’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로부터 운동방정식을 정확하게 유도할 수 있다니 정말 기가막히다.